글램라이프 “쉿! 명품도 반값 할인”
“48시간 안에 해외 명품을 50% 이상 할인된 가격에 구매하세요. 시간이 지나면 구할 수 없습니다.”
3월7일 문을 연 프라이빗 쇼핑클럽 ‘글램라이프’는 회원제로 ‘비밀’스럽게 운영된다. 비회원에게 상품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게 철칙이다. 회원가입은 운영진의 승인이나 초대를 받아야 가능하다. 명품은 할인 이미지를 알리지 않고 재고를 처리하고, 소비자는 질 좋은 명품을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글램라이프와 비슷한 예로는 프랑스의 ‘방트프리베’와 미국의 ‘길트그룹’이 있고, 국내에는 ‘트리스트’와 ‘프라이빗 라운지’가 있다. 이들 업체는 미국의 그루폰, 국내의 티켓몬스터와는 또 다른 모델이다. 지역 상권을 노리는 공동구매 사이트와 달리 프라이빗 쇼핑클럽은 하나의 상품을 전국에 판다.
글램라이프의 회원은 10명 중 6명이 비수도권 거주자다. 지역에 상관없이 다양한 상품에 목마른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게 글램라이프의 특징이자 강점이다.
글램라이프는 ‘고급스러운 생활의 대중화’라는 구호를 내세운다. 정구 대표의 말을 빌리자면 “럭셔리한 라이프스타일을 저렴하게 누릴 수 있다”고 한다. 명품이라는 게 비싸기 마련인데 이 구호는 일단 앞뒤가 맞지 않는다. 비싼 명품을 어떻게 싸게 판다는 걸까.
정구 대표는 먼저, 가격 거품을 얼마나 뺄 수 있는지부터 설명한다. “글램라이프에서 20만원대인 드레스가 백화점에서는 100만원대에 팔립니다.” 글램라이프는 똑같은 제품을 백화점보다 5배 저렴하게 팔기 위해 유통 단계를 줄였다.
대개 해외 유명 브랜드가 국내 소비자의 손에 오기까지 적어도 5단계를 거친다. 먼저 여러 명품은 현지에서 ‘쇼룸’에 모인다. 이곳은 바이어를 위해 제품을 모아두는 곳이다. 이곳에서 바이어는 국내에서 팔릴 만한 제품을 골라 들여온다. 이렇게 들여온 제품은 ‘편집숍’에서 소비자에게 1차적으로 선보인다.
편집숍은 여러 브랜드 제품을 모아서 소비자에게 파는데, 이 곳에서 반응이 좋은 제품은 백화점에 입고된다. 여기까지 4단계를 거쳤는데 백화점에 입고되면 가격은 더욱 올라간다. 글램라이프가 같은 제품을 백화점보다 3~5배 싸게 파는 비결은 바로 이 유통단계를 없애고 본사와 직거래하기 때문이다. 5단계를 거치며 가격에 더해지는 수수료가 글램라이프에는 없다는 게 강점이다.
유진 글램라이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글램라이프는 시즌이 지난 제품은 50~70%, 지금 팔리는 제품은 30~50% 싸게 팔 수 있다”라며 “48시간 안에 사지 않으면 앞으로는 그 제품을 다시는 그 가격에 살 기회는 오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이 운영 규칙이 소비자 뿐 아니라 브랜드도 매력적으로 느낀다는 설명도 덧붙인다.
“48시간 안에만 판매하고 더는 재입고하지 않아 브랜드로서는 이미지 손상 없이 재고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아직 국내에 진출하지 않은 브랜드는 한국 시장을 맛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요. 글램라이프가 현지의 가격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 외국 업체라는 것도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글램라이프는 수십년 된 명품보다 신생 브랜드에 눈독을 들인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명품은 싼값에 팔기를 꺼리고 인기없는 제품만 내놓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정구 대표는 “해외 스타가 즐겨 쓰는 브랜드에 주목하고 있다”라며 “섹스앤더시티나 가십걸의 주인공의 생활을 국내 소비자가 보다 싼 값에 즐기게 하고 싶다”라고 말한다.
글램라이프와 같은 모델에서 중요한 건 재고 처리다. 정구 대표는 제품마다 완판을 목표로 판매한다고 말한다.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떠한 제품이 있는지를 파악해 유행에 맞게 내놔야 합니다. 길트그룹은 수학자를 두고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해 소비자의 성향을 파악해 제품을 판매합니다.” 완판이 되려면 알맞은 제품을 파는 것 못지 않게 소비자에게 제품과 브랜드를 잘 설명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 방법은 글램라이프 웹사이트와 트위터, 페이스북만으로 이루어진다.
글램라이프는 여느 소셜쇼핑 업체와 달리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한 트래픽이 높다. 특히 트위터 이용자의 반응이 좋은데, 트위터에 제품 소개 글을 올리면 트래픽이 급증할 정도란다. 페이스북 페이지는 새로운 딜을 소개하고 리뷰 이벤트를 진행하며 활용법을 공부하는 단계다.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하기 위해 광고를 해야 하나, 고민했지만, SNS에만 집중할 예정입니다. 현재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회원과 소통하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트위터터를 통한 유입이 많은 상황입니다.”
글램라이프가 패션 제품만 판다면 조금 싼 구매대행 서비스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여성 의류에서 시작해 홈데코, 여행, 식재료까지 영역을 넓혀간 길트그룹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아직 국내에 럭셔리 여행, 홈데코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는 없는 형편인데요. 앞으로 프라이빗 쇼핑클럽이 진화해 소화할 수 있는 상품은 다양합니다. 사람들의 생활이 변화하면 저희가 파는 제품군도 변화할 것입니다.”
출처 : http://www.bloter.net/archives/64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