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의 편지詩, 李 根 大
비를 타고 그대에게 가네
꽃빛 우산에 동봉되어
사랑을 만나러 가네
가슴에 우표 한 장 붙이지 않아도
손 안에 주소 한 줄 잡지 않아도
몸과 마음이 한꺼번에 달려가서
밤새도록 달려가서
와락 안기는 곳,
사랑은
빗물 속에 숨겨진 눈물 같다네
이 비 그치면
사랑은 무지개를 건너 갈 것이네
그대에게 가서
깨알처럼 가슴에 새겨진
내 사랑을 고백할 것이네
호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그대를 보러 가는 길에
빗물 튀는 바지자락은 한 없이 기쁘네